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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3 입선 수상작 - 생명의 강이 흐르는 소리

작성자
관리자
작성일
2023.10.14.
조회수
3,663
첨부파일


입선-생명의_강이_흐르는_소리.jpg


 

 

생명의 강이 흐르는 소리

이정현

 

갑자기 엄마가 사라졌다.

 

"이 어린 것들을 우짤꼬."

외할머니는 나와 동생을 붙잡고

며칠 밤을 울었다.

 

다행히 엄마가 돌아왔다.

 

어느 날 함께 목욕을 하는데

엄마의 왼쪽 가슴에

다리 많은 벌레가 붙어있는 것만 같았다.

 

"엄마, 가슴에 붙어있는 거 뭐야?"

눈이 휘둥그레 묻는 동생에 질문에

엄마는 대답 대신 씁쓸한 미소만 지었다.

 

시간이 지나 엄마는 할머니가 되었고,

나는 엄마가 되었다.

 

아이에게 젖을 물릴 때

나는 종종 엄마 가슴의 상처를 떠올리며

눈을 감는다.

 

상처를 넘어 전해진 생명의 젖이

고통을 넘어 전해진 사랑의 강이

 

엄마를 통해 내게로

나를 통해 아이에게로

흐르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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